2011년 마지막 토요일 친동생이랑 극장을 갔는데… 애기 엄마가 애들 데리고 극장을 왔더라구. 근데 팝콘을 아이가 엎질렀는데 그것을 그냥 두고 가는 거야. 그걸 보면서  '대체 어른이라는 사람이 책임감도 없이… 애들이 저런것만 보고 자라니… 요즘 애들이…' 라는 생각이 들더군. 왜 치우지 않고 그냥 갈까... 그 엄마도 대체 뭘 배운걸까. 그리고 아이들한테 따끔한 질책 역시 없었다. 애들한테 뭘 가르칠까...  그런 일들이 사소하지만 남한테 폐가 된다는 걸 모르는 것인지… 자기것만 소중하고 남의 것은 소중하지 않다는 것인지... 자기집이었으면 그렇게 놔둘까?


교육이라는 것을 또한번 중요하다는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좀 다른 얘기지만 그런 사람들이 일을 할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일이든 교육이 중요한거 같아. 요즘 디자인일들도 정말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개념없이 일을 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기성디자이너들 때문에 정체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나라에서 진짜 헛된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 늘 조바심이 나.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뒷처지는 것이 조바심 나는게 아니라 나라도 제대로 해야된다. 라는 생각이 너무 앞서.

이러한 현상이 소멸되기만 하는 디자인으로 전락해버리는 작업물이 넘쳐나고 있는거 같아 안타까워. 주위를 둘러보면 쓰레기 투성이야. 그래 쓰레기 같은 작업물이 아니라 진짜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말이지. 예를들면 교회는 보지도 않는 광고물을 나눠주지만 길바닥엔 버려진 광고 쪼가리만이 나뒹굴고 있지. 그런 돈 아껴서 아프리카에 보내는 것이 훨씬 더 그들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무책임해. 버려진 쓰레기를 다시 수거하지도 않아. 나눠준 교인은 버젓이 버려져 있는 광고물을 보고 그려려니 하더라구. 그거 다 돈이잖아. 세상에 그런 무책임한 사람들이 종교를 전파한다? 무책임 하지 않나?

나 역시 그런 소멸되어야만 하는 현상디자인을 하고 있지. 너무나 답답해서 매일매일 때려치고 싶어. 디자이너의 역할이 그런 광고물이나 만들어주고 무책임하게 돈만 받으면 되는 직업이던가? 디자이너라는 것은 플랜을 짜는 사람들인데 말이지. 행여 종교나 사회, 기업이 그런일을 할때 구세군 냄비를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광고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2년전만 해도 불량품을 만드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어. 아니 지금도 그래. 불량식품을 만들고 내 통장에 쌓이는 돈을 보며 다음 계획을 짠다. 너무나도 아이러니 하게도 나역시 소멸되어 기억조차 못하는 작업물이 내 컴퓨터에 가득 차 있지. 게다가 상업적 인간으로 전략하고 팝콘을 쏟아놓고 그냥 무책임하게 그자리를 뜨는 디자이너가 되어있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지. 솔직히 이런 생각 할필요는 없겠지. 상업적인 예술을 해야만 하는 디자이너라는 숙명이니까.

언젠간 이러한 무책임한 디자이너의 역할이 사회적인 디자이너로 바껴야만 해. 반드시 의식있는 디자이너들이 있으리라 나는 믿어. 지금은 그들을 어떻게 만나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더 나아가해. 나는 언젠가 소멸되고 없어지겠지만 나의 의식은 사람들속에 살아 숨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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