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하는 직장인이나, 사업가나, 프리렌서 모두들
가장 중요하지 않은 듯 여기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료에 대한 부분일 것이라 생각하며...
이야기 꺼내봅니다.
예전에 인디포럼이라는 독립영화제에서
'독립영화의 위상과 상업주의의 폐혜'라는
우스꽝스러운(?)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제 선정의 이유는,
해마 다 줄어드는 독립영화제 관객수 때문이었죠.
관객으로써 저는 그 우스꽝스러운 주제에 대해
손을 들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당신들 스스로가 관객에게 다가서지 못하면서,
그들이 다가오기만을 바라는 비겁하고 고집스런,
융통성없는 노파들이 만든 작품따위는 영원히 외면당할 것이다' 라고...
그랬더니 포럼을 진행하던 한 감독이 쓴웃음으로 무시하더군요.
역시나, 너무나 예상했던 그들스러운 반응이었기에 별로 놀랍지도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사회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의 위상 혹은
디자이너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부조리(?) 한
디자인료와 계약관계, 그리고 극심한(!) 야근과 노동시간,
그에대한 하찮은 금액에 대해 디자인보다 더 많이
고민한다는 것은 슬픈일이라고...
그래서 외국에 나가야한다거나, 디자인을 관두고
기획자나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일부 그렇기도 합니다.
많은 클라이언트나 대중들은, 매일아침 신문에 올라오는
디자인경영이라던가, 디자인 파워라는 말들을 들으면서도,
사실 디자이너의 가치에 대해서, 그들의 노력에대해서는
아침에 먹은 미역국에 빠진 머리카락 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덫붙여,
소위 디자인으로 돈을 벌어먹고 산다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1px, 1frame을 다투며 정교하게 재단된 레이아웃과 호흡따위는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다는걸...
알아보는이도 극히 드물며, 그리드 따위가 잘못되었다고 누군가 트집을 잡지도 않는다는걸,
가끔, 쓸데없는짓을 하는건 아닐까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디자인은 작동하고있고,
사람들의 의식, 무의식속에 많은 것들을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그들을 울릴수도, 웃길수도, 공포스럽게할 수도, 행복하게 할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느끼는 디자인을 우리는 분명 본 적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오해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그것은 디자이너 스스로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디자인계 현실은 디자이너들이 만들어 놓은 너무나
정직한 당연한 결과물입니다.
어짜피, 많은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건 교과서에서 학부수업때 들은 문장일 뿐...
본인들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설득합니다.
그저, 자기만족적인 작업을 하거나, 명성을 쌓으면서 자위하고,
스스로를 어떤 고상한 계층인양, 귀족인양 으시대면서,
비슷한 부류들끼리 모임을 만들고, 세상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
화두에 대해 밤새 이야기하고
내가 조금 더 똑똑하다는 것을 뽐내며... 집으로 돌아가
멋진 욕조에 몸을 담그고, 이탈리아산 멋드러진 수입 조명아래
애플 노트북을 끼고 잠이듭니다.
아름답 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고로, 디자이너는 영원히 가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보여주고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그들의 가슴에 진정한 가시적인 감동을 주지 않는 한,
탄성을 자아내는 현실적인 결과물을 안겨주지 않는 한,
그런 노력없이, 무가치한 낙서들을 안기며, 교묘한 말로
설득하는 한...
한국 뿐 아니라, 지구상 어디에도 부유한 디자이너는 없을 것입니다.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이냐고요?
그럼 어떻게 25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워낭소리'를 보았을까요?
슈가캔디마운틴의 이우녕 실장의 글을 읽을때면
내가 어처구니 없는 환상을 꾸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현실의 한계와 디자이너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똑똑한 사람이다.
나도 역시 오늘 애플 노트북을 끼고 잠이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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